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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이혼률(진단 증가, 실행 기능, 관계 영향)

by 엘리자56 2026. 6. 10.

진단을 받기 전까지 저는 제가 왜 이렇게 방을 정리 못 하는지, 왜 중요한 메일에 답장을 깜빡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이 파일로 가득 차도 어디다 뭘 뒀는지 몰랐고, 그때마다 스스로를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이라고 자책했습니다. 성인 ADHD 진단 수가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자책이 꼭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첫 단서가 됐습니다.

왜 지금 성인 ADHD 진단이 이렇게 늘고 있는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ADHD 진단 건수는 매년 약 200%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미국, 영국은 물론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같은 추세가 확인되고 있어 보건 당국이 원인 분석을 위해 전문가 단체에 자문을 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증가세를 이해하려면 세 가지 흐름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인식 변화: ADHD가 아동기에만 나타나다 성인기에 저절로 좋아진다는 기존 통념이 깨졌습니다. 연구 결과 60~80%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 환경 변화: 코로나19로 고립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불안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진료 과정에서 ADHD가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숏폼 영상 플랫폼의 확산도 집중력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 제도 변화: 과거에는 아동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던 ADHD 약물 치료가 현재는 60세 미만 성인에게도 보험 적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병원을 찾는 성인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20

30대 여성과 젊은 남성 인구에서 ADHD 진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 숫자가 과진단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ADHD의 유전율이 0.75

0.80으로 키의 유전율(0.80~0.90)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데이터를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유전율이란 특정 특성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정도를 0에서 1 사이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환경보다 유전의 영향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ADHD는 선천적 뇌신경 발달 장애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방 정리가 안 되는 건 게으름이 아니다: 실행 기능 저하의 실체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줄임말로, 핵심 증상은 부주의, 과잉 활동성, 충동성 세 가지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중 가장 일상을 어렵게 만드는 건 부주의보다도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의 저하였습니다.

실행 기능이란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일련의 인지 과정을 관장하는 뇌의 조율 능력을 말합니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이 역할을 담당하는데, ADHD가 있는 사람은 이 부분의 신경 회로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전두엽이란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영역으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양한 뇌 기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방 정리가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게으름은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이고, 실행 기능 저하는 시간이 충분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자체가 막막한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대략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게 잡히는 반면, ADHD가 있는 사람은 그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에서 압도당합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남아도 손이 안 가는 그 감각을 게으름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걸, 진단 이후에야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실행 기능 저하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작업 기억(Working Memory) 부족: 작업 기억이란 단기간 정보를 머릿속에 임시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순식간에 잊어버리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2. 시간 지각 왜곡: 30분이 걸리는 일을 10분이면 될 것이라 판단하는 식으로, 시간 감각 자체가 다른 사람과 다릅니다. 이로 인해 데드라인을 반복적으로 놓치게 됩니다.
  3. 분류 및 체계화 어려움: 파일이나 물건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인지 작업이 신경생물학적으로 더 어렵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이 까맣게 뒤덮이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의 현실적 방향

이혼율이 일반인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는 처음 접했을 때 정말 뼈아프게 다가왔습니다(출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저도 배우자에게 공감 대신 "왜 그렇게 했어", "이렇게 하면 되는데 왜 그러냐"는 말을 반사적으로 내뱉다가 관계가 많이 틀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머릿속 생각이 너무 빠르게 전환돼서 상대방의 감정에 충분히 머무르지 못한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그게 나쁜 의도가 아니라 뇌의 특성이었다는 걸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ADHD의 충동성, 특히 정서적 충동성(Emotional Impulsivity)은 말을 가리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정서적 충동성이란 감정이나 생각이 뇌에서 처리되는 동시에 행동이나 발화로 즉각 표출되는 특성을 말합니다. "이 말을 해도 될까"를 생각함과 동시에 이미 입 밖에 나와버리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 지나치게 위축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패턴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치료에 있어서 핵심은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의 병행입니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약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를 통해 실생활 스킬을 익히는 것이 치료의 큰 틀입니다. 인지행동치료란 잘못된 사고 패턴과 행동을 인식하고 교정하는 심리 치료 기법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12~18개월 꾸준히 치료를 받을 경우 증상이 크게 개선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진단 이후 가장 달라진 건 자책의 방향이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에서 "이 부분이 어려운 이유가 있고,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로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ADHD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이해가 먼저라는 것, 그 순서를 한참 늦게 알게 됐다는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ADHD는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신경 회로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또는 주변에서 비슷한 어려움이 보인다면, 자책보다 먼저 전문가를 찾아가 보는 것을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전문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진단이나 치료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hQX8MNsc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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